본문 바로가기
슬로우 데미지/타쿠&레이 공통

슬로우 데미지 타쿠 & 레이 공통 8-2 (레이 루트 / 챕터 1 종료)

by 우니마리 2021. 3. 27.

슬로우 데미지 번역입니다
여기서부터 타쿠/레이 루트로 분기하기 때문에 각각 타쿠/레이 카테고리에 넣을까 싶었는데
아직 챕터 1이기 때문에 공통 루트 카테고리에 넣었습니다
이후 타쿠(챕터 2, 3) → 레이(챕터 2, 3) 순으로 번역할 예정입니다

오역이나 오타가 있을 수도 있는데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보기

 

 [토와]

「……레이?」

 

 [토와]

「……끝났다」

 

 [토와]

「데리러 와줘. 장소는……」

 

이쿠이나의 「euphoria」를 끝낸 후 토와는 희미해져가는 의식을 가까스로 붙잡으며 떨리는 손가락으로 휴대폰 재다이얼을 눌렀다.

 

발신한 것은 타쿠의 휴대폰이며 수십 분 후에 타쿠와 레이가 이쿠이나의 방으로 달려왔다.

 

토와는 클리닉으로 돌아왔지만 이쿠이나는 다른 병원……타카노쿠치 의원으로 이송되었다.

 

토와의 상처가 생각보다 심각하여 그의 치료만으로도 힘에 벅차다고 타쿠가 판단한 것 같았다.

 

서로 상처를 입힌 결과, 토와와 이쿠이나는 대량의 혈액을 잃었다.

 

연락이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죽음에 이르렀을 것이었다.

 

이런 상황도 토와로서는 늘 있는 일이었다.

 

그림의 모델에게서 소망을 캐묻고 이루어준다.

 

「euphoria」의 그림에 이끌려 모델을 지망하는 사람은 대개, 타인에게는 말할 수 없는 소망을 마음속 깊이 품고 있다.

 

유유상종이라는 말 그대로다.

 

토와가 이루어줄 수 있는 소망이며 간절히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지원자에게 연락한다.

 

다만, 죽음에 직결되는 소망은 거절하고 있다. 죽는 것 자체에 두려움은 없지만, 죽어버리면 끝이다. 즐기는 것이고 뭐고 없다.

 

상대가 품는 소망이 진.심.인지 어떤지는 얘기해보면 알 수 있고 심정의 변화를 드러내는 연기가 판단에 일조하고 있다.

 

상대의 소망이 진심이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중단한다.

 

현재까지 토와가 판단을 그르친 적은 없다.

 

타고난 화술과 연기를 조합하면 거의 정확하게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그리고, 모델이 된 사람은 전원 「euphoria」에 관해서 제3자에게 발설한 적은 없다.

 

「이럴 작정이 아니었다」 라며 후회하는 사람은 모델로 선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때문에 모델이 나타나지 않을 때는 몇 달이고 그림을 그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왜 그렇게까지 해서 사람의 소망을 그리려고 하는 걸까.

 

단순히 흥미가 있는 것과, 그리고……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아낸 순간 너무나 간단하게 이성이 붕괴되는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Chapter 1

Fraise

...end

 

 

 

이쿠이나의 「euphoria」 이후……

 

일주일 정도 지나서 움직일 수 있게 되자 토와는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그림 작업을 시작했다.

 

이쿠이나에게서 얻은 양식이 다 떨어지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내던지려고 흰 캔버스를 유화 물감으로 메워간다.

 

그림 작업에 들어간 토와는 그림 그리는 기계처럼 집중하기 때문에 타쿠나 레이도 살짝 방을 기웃거리는 것 외에는 접촉하는 일은 없다.

 

이전에는 그래도 토와에게 말을 걸기도 했었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거의 반응이 없기 때문에 포기했다.

 

평소에 켜놓는 TV도 끄고 붓을 멈추는 경우가 있어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거나 바닥에 아무렇게나 눕기도 한다.

 

그래서 타쿠와 레이도 이제는 토와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했다.

 

그림을 다 그릴 때까지 빠르면 일주일, 길게는 한 달 정도 걸린다.

 

이쿠이나의 「euphoria」가 끝나고 나서 토와는 레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락을 받은 레이는 타쿠에게 상황을 전하고 바로 토와에게 달려갔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온 경험에서 「euphoria」 이후의 토와가 위험한 상태인 것은 레이나 타쿠도 알고 있었다.

 

토와는 레이와의 통화를 끝내자마자 의식을 잃었고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자신의 방의 침대 위에 있었다.

 

레이에게 전화한 후의 일은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이쿠이나는 「타카노쿠치 의원」으로 이송되어 입원하고 있다고 했다.

 

토와가 자신의 방에서 요양하고 있는 동안에는 레이가 여러모로 보살피러 왔다.

 

평소에는 타쿠가 하고 있는 토와의 옷 세탁과 방 청소도 전부 레이가 뚝딱 해치웠다.

 

「전부 빚이라구」라고 못을 박았지만 레이는 제법 즐거워 보였다.

 

이래저래 레이는 타인을 보살피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원래 곤란한 사람을 그냥 둘 수는 없는 것일 거다.

 

그로부터 2주 후 토와는 그림을 다 그렸다.

 

그림 작업 중에는 거의 먹거나 마시지 않기 때문에 몸이 바싹 마르며 체력이 약해진다.

 

그런 탓에 그림이 완성되면 외출하지 말고 바로 연락을 하라고 타쿠와 레이가 신신당부를 했다.

 

토와는 이젤 앞의 의자에 앉은 채 작업복 포켓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유화 물감이 스며들어 거무칙칙하게 변색된 손가락으로 타쿠와 레이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레이]

「끝났어?!」

 

잠시 후 레이가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토와]

「아아」

 

레이가 안심한 표정을 지으며 토와의 옆으로 달려간다.

 

 [레이]

「상태는? 나쁜 곳 없어?」

 

 [토와]

「술」

 

 [레이]

「뭐?」

 

 [토와]

「술 마시고 싶어」

 

조금 전까지 걱정스러워하던 레이의 눈이 깜박이지 않다가 입이 へ자 모양으로 휘어진다.

 

 [레이]

「입만 열면 술, 술이지. 그 전에 식사라구. 적당히 사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말하자마자 레이는 들어왔을 때와 같은 기세로 방을 나갔다.

 

마치 작은 폭풍우 같다. 토와는 한숨을 쉬며 멍한 시선을 허공으로 던졌다.

 

움직일 기력이 없기 때문에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귀찮다.

 

그림을 그릴 때에는 공복을 느끼지 않고 배설감도 둔해진다. 것보다 무엇을 어떻게 느끼고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림을 다 그리면 모든 감각이 되살아나서, 그러고 보니 자신은 피가 흐르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낸다.

 

사람이라는 것을 자각한 후에는 갑자기 피로감이 강해지고 몸이 무거워진다.

 

토와가 이젤 앞의 의자에 앉은 채 멍하게 있자 레이가 돌아왔다.

 

양손 한가득 내용물이 찬 편의점 봉투를 들고 있다.

 

 [레이]

「일단 사왔으니까, 먹어!」

 

레이는 물건이 마구 놓여있는 테이블 위를 간단하게 치우고 빈 공간에 봉투의 내용물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주먹밥, 야채빵, 단 빵, 샐러드, 페트병 차, 디저트.

 

이렇게 많이 먹을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만, 걱정하는 마음이 드러나서일까.

 

 [레이]

「좋아하는 걸로 먹어」

 

그렇게 말하면서 레이는 약삭빠르게 디저트를 집어 들고 있다.

 

 [토와]

「엄청난 양이군」

 

토와는 의자에서 일어나 휘청거리면서 테이블 쪽으로 다가갔다.

 

 [레이]

「네가 뭘 먹을지 모르니까 다양하게 사왔어. 빵이든 뭐든 좋으니까, 뱃속에 넣으라구」

 

적당한 빵을 집어 들고 토와는 쓰러지듯이 소파에 앉았다.

 

 [레이]

「아, 참 그렇지. 타쿠에게서 들었는데, 이쿠이나 씨, 퇴원했대」

 

레이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토와의 정면에 있는 의자에 앉아 생크림이 듬뿍 올라간 푸딩을 스푼으로 건진다.

 

 [레이]

「그리고, 곧 크리스마스야. 우리 가게에서 파티 할 거니까, 토와도 상태가 좋아지면 와줘」

 

파티란 매년 항례가 되는 「루스트」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말한다.

 

성탄절일 텐데도 가게 안은 할로윈처럼 장식을 달아서 손님이든 스태프든 요상한 분장을 하고 떠든다.

 

성스러운 밤에 반항하는 것 같은 축하 방법은 「루스트」답다고 할 수 있지만 토와는 파티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도 찾는 이유는 무료로 대접하는 술 때문이다.

 

 [레이]

「잘 먹었어. 저기, 완성된 그림, 봐도 돼?」

 

푸딩을 다 먹은 레이가 기대에 찬 눈을 토와에게 향한다.

 

 [토와]

「아아」

 

레이는 플라스틱 스푼과 컵을 휴지통에 넣고 일어나서 이젤 쪽으로 걸어갔다.

 

그림 보는 것을 일부러 미루듯이 이젤에 세워져있는 그림의 후면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가 휙 정면으로 돈다.

 

 [레이]

「…………」

 

레이는 어안이 벙벙한 듯이 그림을 응시하고 나서 감격한 표정으로 토와를 봤다.

 

 [레이]

「이런, 정말, 이번에도 멋져. 좋은데……너무, 좋아」

 

 [토와]

「고마워」

 

냉담하게 답하고 토와는 아무래도 먹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빵 봉지를 테이블에 놓는다.

 

 [레이]

「정말, 네 그림은 최고야. 본인과 반비례해서. 사진을 가게 블로그에 올려도 돼?」

 

 [토와]

「아아」

 

 [레이]

「고마워」

 

레이가 얼른 휴대폰을 꺼내 그림을 촬영한다.

 

 [레이]

「그렇다 치더라도 이쿠이나 씨가 모델이 되면 이런 그림이 되는구나. 토와의 머릿속은 어떻게 돼있는 걸까」

 

막 찍은 사진을 기쁜 듯이 바라보면서 레이가 중얼거린다.

 

모델……그 말로 자신의 방에서 요양하고 있을 때에 「euphoria」의 모델이 되고 싶다는 메일이 몇 건인가 왔던 것을 생각해낸다.

 

움직일 수 있게 되자 바로 이쿠이나의 그림을 그리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이외의 것은 뒤로 미루고 있었다.

 

 [토와]

「메일, 보는 거 까먹었어」

 

 [레이]

「뭐?」

 

 [토와]

「『euphoria」의 모델. 몇 건인가 응모가 왔었거든」

 

순간 레이가 미간을 찌푸렸다.

 

 [레이]

「지금은 안 돼. 좀 더 쉬고 나서 하라구. 네 그림은 기대되지만 단기간에 빈사상태를 반복시키고 싶지 않으니까」

 

 [레이]

「게다가, 곧 크리스마스 파티라고 말한지 얼마 안됐잖아. 연말 정도는 편히 쉬라구」

 

어머니 같은 말투로 말하고 레이는 벽시계를 올려다봤다.

 

 [레이]

「그럼, 슬슬 아래로 돌아갈게. 그리 바쁜 시간대는 아니라서 잠깐 빠져나온 거야. 밥, 잘 먹으라구」

 

테이블에 놓인 음식을 가리키고 나서 레이가 방을 나간다.

 

토와는 소파 구석에 놓여있던 담뱃갑을 집어 담배를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TV를 켜자 떠들썩한 음성이 무음의 공간을 채웠다. 아무 생각 없이 화면을 바라보며 천천히 연기를 내뿜는다.

 

이쿠이나는 퇴원했나 하고, 새삼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외의 감상은 딱히 없었다.

 

「euphoria」가 끝난 후에는 늘 그렇다. 모델에 관한 흥미가 이어지는 일은 없다.

 

하룻밤 상대와 마찬가지로 그냥 지나쳐갈 뿐이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피어오르는 연기의 행방을 쫓으며 토와는 천장을 올려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