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데미지 번역입니다
챕터 1도 이제 끝이 보이는 것 같네요~
오역이나 오타가 있을 수도 있는데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Saturday, November 23rd
7:46 p.m.
루스트
해가 완전히 지고 나서 토와는 「루스트」로 가기로 했다.
가게에 들어가자 레이가 알아차리며 다가왔다.
[레이]
「토와, 어땠어? 이쿠이나 씨랑 연락 됐어?」
[토와]
「가게에 갔더니 당분간 쉰다는 연락이 있었대. 전화도 했는데 안 받아. 메시지는 보냈어」
토와의 대답에 레이가 걱정스러운 표정이 된다.
[레이]
「그렇구나……. 이쿠이나 씨. 토와의 말 한 마디가 그렇게 충격적이었던 걸까」
토와는 말없이 어깨를 움츠리고 카운터 쪽으로 걸음을 옮겨 자리에 앉았다.
레이가 뒤에서 따라와 한숨을 쉰다.
[레이]
「뭐, 이후는 이제 기다릴 수밖에 없겠네. 너무 집요하게 구는 것도 좋지 않을 거구……」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며 누군가가 가게에 들어왔다.
[레이]
「어서오세, ……에? 말도 안 돼!」
문 쪽으로 고개를 돌린 레이가 짧게 소리치며 한손을 입가에 댄다.
토와가 영향을 받은 듯이 뒤돌아보자 멋쩍은 미소를 띤 이쿠이나가 서있었다.
[이쿠이나]
「……안녕하세요」
[레이]
「이쿠이나 씨, 잠깐, 괜찮아요?」
당황하여 다가가는 레이의 말에 이쿠이나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쿠이나]
「뭐가요?」
[레이]
「아, 그래……토와가 실례되는 말을 해버렸죠? 그래서 기분을 상하게 한 게 아닌가 싶어서」
[이쿠이나]
「……아아」
이쿠이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작게 고개를 젓는다.
[이쿠이나]
「괜찮습니다」
[레이]
「정말이요?」
[이쿠이나]
「네」
[레이]
「그래도, 왠지 엄청 피곤해 보인달까 안색이 나빠 보이는데」
[이쿠이나]
「아, 이건 좀 수면부족이라……. 정말 괜찮습니다」
[레이]
「그렇구나……, 그럼 다행이다.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레이의 안내를 받으며 이쿠이나가 카운터 쪽으로 걸어온다.
그 사이 토와는 이쿠이나의 시선을 느끼고 있었지만 굳이 돌아보지 않고 있었다.
이쿠이나는 토와의 옆자리에 앉아 입술에 약간 미소를 띠었다.
[이쿠이나]
「토와 씨, 메시지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토와]
「아아」
곁눈으로 이쿠이나에게 시선을 향한다. 레이가 지적한대로 이쿠이나는 조금 수척해진 것 같다. 눈빛도 날카로워진 것처럼 보인다.
[레이]
「주문은?」
[이쿠이나]
「압생트를」
[레이]
「토와는?」
[토와]
「맡길게」
[레이]
「네~. 점장님~」
점장이 고개를 끄덕이고 잔을 들어 음료를 만들기 시작한다.
토와는 담배를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서 연기를 느릿하게 내뿜었다.
이쿠이나는 카운터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은은하고 독특한 들풀 같은 향기가 풍겨져왔다.
보자 점장이 압생트를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레이]
「그래도, 이쿠이나 씨가 얼굴을 내밀어줘서 정말 다행이에요. 토와도 반성하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구요」
[이쿠이나]
「그렇습니까?」
이쿠이나가 놀란 듯이 레이를 보고 토와에게 시선을 옮긴다.
[토와]
「야」
토와가 째려보자 레이는 가볍게 혀를 내밀며 익살을 떨었다.
[루스트 점장]
「자 여기」
[이쿠이나]
「감사합니다」
이쿠이나가 작게 감사를 표하며 내밀어진 잔을 잡는다.
[레이]
「이쿠이나 씨, 토와에게 불만이나 하고 싶은 말 전부 털어내도 돼요. 부디, 느긋하게 있길」
레이가 농담 섞인 어조로 한쪽 눈을 감고 트레이와 행주를 들고 걸어간다.
토와는 말없이 잔을 기울였다.
[루스트 점장]
「위스키를 베이스로 만든 오리지널 칵테일이야. 어때?」
점장이 반응을 살피듯이 토와를 본다.
[토와]
「맛있어」
[루스트 점장]
「다행이다」
정말 취향에 맞는 맛이었다.
옆에 앉은 이쿠이나도 음료를 핥듯이 조금씩 마시고 있다.
이쿠이나와의 사이에 대화는 없어서 마치 모르는 사람끼리 같이 앉은 것처럼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
토와가 시선을 느끼며 곁눈으로 이쿠이나를 보자 눈이 마주쳤다.
이쿠이나는 강한 빛을 머금은 두 눈으로 토와를 바라보고 있다.
[이쿠이나]
「토와 씨」
각오를 정한 듯이 굳은 목소리로 이쿠이나가 입을 연다.
[이쿠이나]
「저를 모델로 삼아주는 건 역시 안 되나요」
[토와]
「…………」
토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이쿠이나에게서 시선을 피한다.
[이쿠이나]
「……토와 씨에게 보여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쿠이나는 발밑에 뒀던 배낭을 끌어당겨 수첩만한 크기의 파일을 꺼내 카운터에 놓았다.
토와는 담배를 입에 문 상태로 파일을 집어 들어 열었다. 안에는 포스트 카드 크기의 사진이 끼워져 있다.
전부 꽃을 상처로 보이게 한 화상이다. 30장 정도 들어있다.
파일을 넘길수록 작풍이 과격해져간다.
「루스트」의 블로그에 처음 게재된 화상에는 어딘가 조신함 같은 것이 있었다.
하지만, 파일에 끼워져 있는 화상은 악취미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한 색채와 꽃잎이 흩어져 있다.
이젠 상처를 모방하고 있다는 것조차 알기 어렵다.
그 작풍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지금의 이쿠이나의 작품에서는 이상한 열량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쿠이나]
「어떻습니까?」
이쿠이나가 토와의 안색을 살피듯이 주저하다가 묻는다.
[토와]
「나쁘지 않아」
그것은 솔직한 감상이었다. 이 정도의 열을 작품에 담을 수 있는 사람은 좀처럼 없을 것이다.
궁지에 몰린 만년 화가의 작품에 근접한 것이 있다.
이쿠이나는 토와의 대답을 듣자 안심한 듯이 뺨을 풀었다.
[이쿠이나]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 좀……꽃에서 떨어질까 싶어서」
[토와]
「그만둘 거냐?」
[이쿠이나]
「네……. 좀 여러모로 억제할 수 없어서……가게에서 서는 것도 어려워져서」
말하면서 이쿠이나가 셔츠 소매를 양쪽 다 걷어 올린다.
그 팔은 양쪽 다 팔꿈치부터 손목까지 흰 붕대로 덮여있었다. 군데군데 붉은 얼룩이 엷게 배어있다.
[이쿠이나]
「정신 차리고 보니……꽃이 아니라 팔을……. 꽃으로는 부족해져서, 아무래도 참을 수 없어서」
[토와]
「부족해졌다고?」
[이쿠이나]
「사실 만들고 싶은 건 꽃 작품이 아닙니다. 그래도, 그걸 실행하는 것은 너무 어려워서……」
[이쿠이나]
「아니, 아마……해서는 안 되는 짓인데, 그건 알고 있는데……그래도」
혼잣말하듯이 이쿠이나가 입 안에서 중얼거린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토와는 피우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슬슬 기회인가 하고 생각한다.
생.각.대.로. 바.뀐. 것. 같.다.
[토와]
「마음이 바뀌었어」
[이쿠이나]
「……네?」
[토와]
「널 그릴 마음이 생겼어」
연기를 내뿜고 나서 토와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이쿠이나를 봤다.
이쿠이나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 되어 입술을 떤다.
[이쿠이나]
「……정말이요?」
[토와]
「아아」
이쿠이나가 갑자기 눈앞의 잔을 잡고 압생트를 단숨에 목구멍으로 흘려 넣었다.
[레이]
「잠깐, 괜찮아?」
두 명의 상태를 떨어진 곳에서 살피고 있었던 건지 레이가 황급히 달려온다.
[이쿠이나]
「……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쿠이나가 입가를 손등으로 닦고 레이에게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열을 띤 눈으로 토와를 봤다.
[이쿠이나]
「기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기……, 왜 마음이 바뀌신 겁니까?」
토와는 이쿠이나에게 함축성 있는 시선을 보낸다.
[토와]
「……만약 내가 필름이 끊기면, 네가 간호해줄 거지?」
[이쿠이나]
「…………」
순간 이쿠이나의 안색이 싹 새파래졌다.
기대와 희망에 차 있던 표정이 굳어진다.
[레이]
「그 전에 필름이 끊기지 않게끔 조심해야지, 어라……이쿠이나 씨?」
[이쿠이나]
「……윽」
이쿠이나는 당황한 듯이 일어나서 지갑에서 난폭하게 지폐를 꺼내 카운터에 놓았다.
그리고 배낭을 잡고 종종걸음으로 문으로 향했다.
[레이]
「……싫어라, 어떻게 된 거야. 아직 상태가 나쁜 걸까?」
갑자기 가게를 나간 이쿠이나의 모습에 레이가 불안한 듯이 중얼거린다.
토와는 한숨을 흘리며 웃고 액체가 흔들리는 잔을 입가에 댔다.
「루스트」를 나와서 토와는 시끌벅적한 코우오우 거리를 천천히 걸었다.
……시간은 아직 있다.
방으로 돌아가기 전에 그 녀석을 만나러 갈까.
To the destination
- 『탐색』 개시 -
그 녀석을 만나러 갈까.
Nov 23 Night
{移動 이동}
{むらせクリニック 무라세 클리닉} → 타쿠 루트
{ルースト 루스트} → 레이 루트
※여기서 장소에 따른 타쿠/레이 루트 분기, 이후 Chapter 1의 심리 파트까지 같은 내용이 이어집니다 (심리 파트 이후에는 타쿠/레이 루트로)
『탐색 파트』를 종료하겠습니까?
→ YES
- 타쿠 루트 -
[타쿠]
「오오, 토와」
[토와]
「일은?」
[타쿠]
「환자가 끊겼으니까 좀 쉴까 싶은데. 너는?」
[토와]
「『루스트』에서의 귀가」
[타쿠]
「그러냐. 그럼……자, 입가심이다」
타쿠가 건넨 것은 늘 마시는 캔 커피다.
[타쿠]
「레이한테서 이쿠이나 씨에 관해서 들었다고. 꽃집에는 가봤나?」
[토와]
「갔는데 당분간 쉰대」
[타쿠]
「흐음……」
[토와]
「그 후 『루스트』에서 만났는데」
[타쿠]
「뭐야, 만났던 거냐. 어땠어?」
[토와]
「딱히 아무 것도」
[타쿠]
「정말이냐? 레이가 말했었는데? 네가 꽃 배달을 거절해서 기운을 잃은 거 아니냐고」
[토와]
「딱히 그런 느낌도 아니었어」
[타쿠]
「뭐, 본인이 신경 쓰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타쿠]
「……그런데 너, 무슨 일 있었냐? 제법 기분 좋아 보이는데」
[토와]
「기분 탓이겠지」
[타쿠]
「그런가? 쓸데없는 거 생각하는 거 아냐? 적당히 하라고」
- 레이 루트 -
[레이]
「어라, 무슨 일이야 토와?」
[토와]
「술 더 마시려고」
[레이]
「뭐? 정말, 별 수 없네……. 그럼 한 잔만이야. 뭐 마실래?」
[토와]
「뭐든 괜찮아」
[레이]
「알겠어」
[레이]
「자, 마셔」
[레이]
「이쿠이나 씨, 갑자기 나가버렸는데, 정말 괜찮으려나」
[토와]
「너무 신경 쓰는데」
[레이]
「토와가 너무 무관심한 거야」
[레이]
「역시, 꽃 배달을 거절당한 것이 충격이었던 건……」
[레이]
「상태가 나쁜 것도 그게 원인일지도 모르고」
[레이]
「……근데, 듣고 있어?」
[토와]
「아아」
[레이]
「왜 그래? 멍 때리고」
[레이]
「것보다 토와, 뭔가 다르지 않아?」
[레이]
「묘하게 기분 좋아 보이네.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토와]
「글쎄. 술 때문이겠지」
[레이]
「거짓말. 그 정도 양으로는 별로 취하지도 않으면서」
[레이]
「뭐, 딱히 상관없지만」
- 여기서 다시 타쿠 & 레이 공통 -
그날 밤.
토와는 여느 때처럼 소파에 드러누워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켜놓은 TV에서 흐르는 잡음을 들으면서 휴대폰으로 「루스트」의 블로그를 연다.
갱신된 기사를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고 있자 어떤 화상이 눈에 들어왔다.
투고자는 「프레이즈」.
그 화상은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꽃이 상처로 보이게끔 가공한 것이 아니라 흰 천 위에 딸기가 툭 놓여있다. 단지 그것뿐인 화상이다.
정말 「프레이즈」의 작품인가 하며 눈을 의심했지만, 공통된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딸기의 표면에 2cm 정도의 상처가 나 있으며 열어젖힌 베인 상처에서 약간 내용물이 들여다보이고 있다.
[토와]
「…………」
그것은 지금까지의 어떤 작품보다 직접적인 메시지가 담겨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꽃이 아니라 과일을 사용한다. 왜 그랬을까.
딸기 꽃은……분명히 희고 조금 작은 꽃이다.
……딸기에도 꽃말이 있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검색해본다.
……당신은 나를 기쁘게 한다.
그것이 딸기의 꽃말이었다.
「프레이즈」는 자신이 이 블로그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까.
「프레이즈」이자 꽃을 보낸 사람이기도 한 이쿠이나.
[토와]
「…………」
시각은 오전 3시를 넘었다.
토와는 바닥에 놓아둔 술병을 잡아 입가에 대고 단숨에 들이켰다.
목을 울리며 미지근한 액체를 다 마셔버리고 병에서 입을 뗀다. 가능하면 많이 취할 필요가 있다.
「루스트」에서도 마셨고 방에서도 대량의 술을 마셨기 때문에 코트를 입고 방을 나갈 무렵에는 다리가 휘청거리고 있었다.
오늘 꼭 만날 수 있을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아무런 확증도 근거도 없다.
하지만, 꼭. 나.타.날. 것.이라는 예감이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그때……
[토와]
「……만약 내가 필름이 끊기면, 네가 간호해줄 거지?」
굳이 그 말을 한 것이다.
이쿠이나는 제법 한계가 가까운 것처럼 보였다.
이제 꽃으로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굶주리고 있다면 찾아 나설 것이다.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냥감을.
벽에 손을 짚으면서 대합실을 빠져나와 정문으로 밖으로 나온다.
「프레이즈」는 꼭 그. 장.소.에 돌아온다.
사냥감이 올가미에 걸리기를 고대한 듯이 토와는 입가를 끌어올렸다.
To the destination
- 『탐색』 개시 -
전에 쓰러진 장소로 갈까
Nov 23 Night
{移動 이동}
{黄王通り 코우오우 거리}
거리를 벽에 의지하며 걷고 있다가 뒤에서 어깨를 맞았다.
[이가라시]
「안녕하세요, 토와 씨」
[이가라시]
「아니, 비틀거리는데, 괜찮습니까?」
[토와]
「……아아」
[이가라시]
「저, 마침 일이 정리된 참인데 괜찮으시면 클리닉까지 데려다 드릴까요?」
[토와]
「아니, 됐어. 갈 곳이 있어」
[이가라시]
「그렇습니까, 그런 상태로……. 조심해주세요, 토와 씨……」
{移動 이동}
{亜羽路町・裏通り 아바로쵸・뒷골목}
『탐색 파트』를 종료하겠습니까?
→ YES
아직 밤이 깊고 어두운 가운데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들어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더러운 지면에 드러누웠다.
분명 이전에도 이 부근에서 의식을 잃었을 것이다.
차가운 콘크리트의 온도를 느끼면서 검은 하늘을 우러러보던 눈을 감는다.
시야를 차단하자 다른 감각이 예민해진다.
후각. 뭔가 썩은 것 같은 냄새, 하수구에서 솟아오르는 시궁창 냄새, 습기를 머금은 공기 냄새.
청각. 멀리서 들려오는 거리의 떠들썩함, 구급차량의 사이렌, 쓰레기라도 뒤지는 것 같은 소리.
자신의 몸이 사라지고 감각적인 생물이 되어 공중을 떠도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것은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토와가 둔해진 사고를 멍하니 돌리고 있자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누워있는 몸에도 진동으로서 전해져온다.
느린 속도와 걸음걸이에서 조심스럽게 걷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발소리가 다가와서 바로 옆에서 멈췄다.
살짝 알고 있는 냄새가 난다.
압생트와 비슷한 것 같지만 약간 다르다.
[토와]
「…………」
눈은 뜨지 않는다.
자신은 필.름.이. 끊.겼.으.니.까.
옆에 선 누군가가 몸을 굽히는 기색이 나며 코트 앞쪽이 열린다.
조용히 셔츠가 걷어 올려져……복부에 옅은 통증이 스쳤다.
베인 건가.
하지만, 그 후에는 정적이 이어졌다.
기색은 사라지지 않았다. 바로 옆에 있을 것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상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뺨에 뭔가가 닿았다.
……손이다. 턱을 잡아 조금 억지로 입을 열려고 한다.
잠든 척 꾸미고 있으니 저항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입을 연다. 뭔가의 액체가 소량 흘러들어온다.
[토와]
「……읏」
반사적으로 삼키다가 직전에 멈춘다. 쓴맛이 나는 액체를 입 안쪽에 어떻게든 모아둔다.
보이지 않는 상대가 자신의 팔을 잡아 몸을 지탱하면서 일어나게 하려고 한다.
그러는 사이 토와는 고개를 돌려 입안의 액체를 뱉어냈다.
상대가 허리를 안아 사뭇 만취한 사람을 간호하는 것처럼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의식이 없는 척을 하고 있는 토와는 질질 끌리며 나아갔다.
갑자기 등이 내던져져 부드러운 감촉에 닿는다.
도중에 살짝 눈을 떠서 확인했는데 이번에도 이전과 같은 방에 데려온 것 같다.
머리 위에서 거친 숨결이 들려오며 탁 뺨에 차가운 물체가 닿는다.
……상대도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방에서 짙게 풍기는 압생트와 비슷한 냄새.
역시……이 남자가 풍기는 냄새였다.
토와는 조용히 눈을 뜬다.
[이쿠이나]
「……토와 씨」
간접 조명만 킨 방 안에서 이쿠이나와 눈이 마주쳤다.
자신은 침대 위에 있고 이쿠이나가 덮치고 있다.
뺨에 닿아있는 것은 나이프다.
[이쿠이나]
「사실은 계속 깨있었죠?」
[토와]
「너도 알고 데려왔잖아?」
나이프 따위 보이지 않는 듯이 토와는 담담하게 입을 연다.
[토와]
「하고 싶으면 해」
[이쿠이나]
「…………」
[토와]
「이제 못 견디는 거 아니냐」
이쿠이나가 작게 몸을 떨며 입술을 깨물고 토와의 뺨에 대고 있던 나이프를 내린다.
[이쿠이나]
「전부, 꿰뚫어본 겁니까」
[토와]
「알기 쉬우니까, 너」
[이쿠이나]
「…………」
[토와]
「내가 그리는 건 다른 사람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소망이야」
이쿠이나가 눈동자에 불안한 빛을 띠운다.
토와는 그 눈을 조용히 되돌아봤다.
눈동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상대방의 미세한 감정의 움직임을 잡으려고 한다.
상대방이 눈을 피할 수 없게 되면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들인다.
지금 이쿠이나는 홀린 듯이 자신을 보고 있다.
그것은 초능력은 아니고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화술……사교술 중 하나였다.
과거의 기억은 거의 없지만 다른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반복해서 가르치려고 한 어머니의 희미한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못 보지 않고 친분을 쌓는 방법이라고 말했었다.
마음은 정말 부서지기 쉬운 것이니까 라고.
그것을 모방하여 정말 잘해낸 것은 자신이 어머니의 기질을 물려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어머니는 누구에게나 사랑받은 사람이었을 거다.
다만, 이런 사용법은 어머니도 예상 밖이었겠지만.
[토와]
「단순한 소망이 아냐. 절대로 이루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뒤틀리고 비뚤어진 소망만을 나는 그린다」
[토와]
「너도 있잖아. 꽃 같은 걸론 만족할 수 없는 뭔가가」
[이쿠이나]
「…………윽」
[토와]
「뱉어내. 그럼 그려주겠다」
이쿠이나가 힘을 잃은 듯이 고개를 숙이고 그 손에 쥐고 있던 나이프가 시트 위로 떨어진다.
토와 : “자……말해”
이쿠이나 : “저는……저는……”
-대화 1 시작-
일단 이야기를 해서 안심시킬까
[토와]
「다른 사람에게 상처 입히는 걸 좋아하나」
[이쿠이나]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행복/광기 분기
행복의 경우 스토리 계속 진행, 광기의 경우 Bad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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